봄에 딸기 모종 심기
화분과 노지 재배 비교
경기도 양평 · 100평 텃밭 · 노지 딸기 재배 4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딸기 노지 재배, 이렇게 시작됐다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지 꽤 됐지만, 과일 종류는 처음엔 생각도 못 했다. 채소들도 관리하기 벅찬데 과일까지는 엄두가 안 났던 것이다. 그런데 4년 전쯤, 하우스가 아닌 노지 텃밭에서도 딸기 재배가 가능하다는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됐다.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도 과일 재배가 가능하다고 소개하는 유튜브 방송을 본 게 계기가 됐어. 설향이라는 품종의 딸기 모종을 20개 구해서 한 고랑에 심었던 게 처음이었지. 그때 옆집 형님이 지나가다가 "딸기는 뭐 하러 심어, 다른 걸 심지" 하시는 거야.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 그저 처음 심어 보는 거라 딸기가 많이 열리기만 바라는 마음이었거든.
설향, 어떤 품종인가?
설향(雪香)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딸기 품종 중 하나다.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그 딸기가 대부분 설향이다. 킹스베리처럼 크게 자라는 품종으로, 당도와 향이 좋고 수확량이 많아 노지 재배에도 적합하다. 다만 제대로 크려면 포기 수와 관리가 중요하다.

첫해 충격 – 딸기가 한 개도 안 열렸다
딸기 재배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열심히 심어놓고 기다렸지만, 첫해에는 딸기가 단 한 개도 열리지 않았다.
심고 나서 기다렸는데 딸기가 한 개도 안 열리는 거야.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어가니 공연히 돈 낭비만 했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냥 내년에 고랑 정리해서 다른 것들 심어야지 하면서 귀찮기도 해서 그대로 뒀지.
봄에 심은 딸기가 첫해에 열매를 잘 맺지 않는 이유
딸기는 봄에 심으면 그해 여름 동안 런너(기는줄기)를 뻗으며 번식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한다. 꽃눈은 가을 서늘한 날씨에 분화되고, 이듬해 봄에 열매를 맺는 구조다. 즉, 봄에 심은 딸기의 첫 수확은 이듬해 봄이 되는 것이 정상이다. 처음 심는 분들이 가장 많이 실망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이듬해 봄의 깜짝 선물 – 죽은 줄 알았던 모종이 살아났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서 깜짝 놀랄 일이 생긴 거야. 죽은 줄 알았던 딸기 모종에서 새 순이 올라오고 있는 거야. 그때서야 옆집 형님이 "딸기는 뭐 하러 심어"라고 하셨던 말의 뜻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지. 한번 자리를 잡으면 해마다 알아서 살아난다는 거였어. 그게 장점인 동시에, 나중엔 관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더라고.
딸기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한번 심어두면 겨울을 나고 봄마다 새 순을 올려 열매를 맺는다. 거기다 런너를 통해 스스로 번식하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관리하지 않으면 텃밭 전체로 퍼져나간다.
런너로 번식하는 딸기 – 20개가 수백 개가 된 이유
딸기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런너(포복지)를 통한 번식이다. 어미 포기에서 긴 줄기가 뻗어 나와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리고 새 포기가 생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처음 20개였던 모종이 4년 만에 수백 개로 불어난 것이다.
처음 20개를 심었는데 지금은 수백 개로 늘어나 있어. 거의 잡초 같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생명력이 정말 강하고 런너를 통해 번식하는 게 보통이 아니야. 지금은 일부러 고랑 밖으로 번지는 걸 막느라 고생하는 중이야. 문제는 설향이 원래 킹스베리처럼 꽤 크게 자라는 품종인데, 포기 수가 너무 많고 관리를 안 하고 그대로 뒀더니 딸기가 달리기는 엄청나게 많이 달리는 대신 크기가 알사탕만 하더라고. 이제는 옆집 형님이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완벽하게 이해하게 됐지.
포기 수가 많으면 딸기 크기가 작아진다
딸기는 포기 수가 많을수록 한 포기당 영양분이 분산된다. 설향처럼 대과 품종이라도 관리 없이 두면 알이 작아진다. 큰 딸기를 원한다면 런너를 적절히 제거하거나 솎아줘서 포기 수를 조절해야 한다. 텃밭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30~40cm 간격으로 포기 수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다고 런너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잘 활용하면 무료로 모종을 늘릴 수 있는 훌륭한 번식 수단이 된다. 특히 화분 재배를 병행하고 싶다면 런너를 이용한 번식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튼실한 런너 선택
어미 포기에서 뻗어 나온 런너 중 첫 번째 자식 포기(1번 런너)가 가장 건강하다. 2번, 3번으로 갈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1번 런너를 우선 선택한다.
화분 또는 땅에 고정
런너 끝의 자식 포기를 화분 흙에 눌러 고정하거나, 노지라면 U핀으로 땅에 고정한다. 뿌리가 내릴 때까지 어미 포기와 연결을 유지한다.
어미 포기와 분리
2~3주 후 자식 포기가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싶으면 런너를 잘라 어미 포기와 분리한다. 이렇게 만든 자식 모종을 원하는 자리에 옮겨 심거나 화분에서 키운다.

노지 재배 vs 화분 재배 비교
딸기는 노지와 화분 두 가지 방식으로 모두 재배할 수 있다.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본인의 환경에 맞게 선택하거나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한 번 심으면 해마다 살아남
- 런너로 자연 번식, 별도 비용 없음
- 수확량이 많음
- 관리 노력이 적게 듦
- 포기 수 조절 안 하면 알이 작아짐
- 고랑 밖으로 번지는 것 통제 필요
- 베란다·마당 어디서나 가능
- 포기 수 조절이 쉬워 대과 수확 유리
- 병해충 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움
- 물 주기 신경을 더 써야 함
- 겨울 월동 관리가 필요할 수 있음
- 수확량은 노지보다 적음
올해는 딸기 런너를 받아서 시험 삼아 화분에서 큰 사이즈의 딸기를 키워봐야지 생각했는데, 다른 작물들에 신경 쓰다 보니 결국 못 했어. 내년엔 꼭 해볼 생각이야. 노지에서 워낙 알이 작게 달리다 보니, 화분에서 포기 수를 줄이고 관리해서 큼직한 딸기를 수확하면 어떨지 궁금하거든. 지금은 노지에서 나오는 작은 딸기들로 딸기 청도 만들고 딸기 잼도 만들어서 지인들한테 나눠주고 있어. 다들 맛있다고 좋아하더라고.
작은 딸기도 버리지 마세요 – 딸기 청과 딸기 잼
노지에서 알이 작게 달린 딸기는 생과로 먹기엔 아쉽지만, 딸기 청이나 딸기 잼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향이 더 진하고 맛있다. 딸기 청은 딸기와 설탕을 1:1 비율로 섞어 밀폐 용기에 담아두면 완성된다. 지인들에게 나눠주기에도 좋은 선물이 된다.
딸기 병해충과 예방 관리
딸기는 다른 작물에 비해 병해충이 많은 편에 속한다. 다행히 지금까지 큰 피해 없이 재배하고 있지만, 예방 차원에서 기본적인 관리는 꾸준히 하고 있다.
| 구분 | 종류 | 증상 및 예방 |
|---|---|---|
| 병해 | 잿빛곰팡이병 | 열매나 잎에 회색 곰팡이 발생. 통풍 확보와 유황 살균제 예방 살포 |
| 병해 | 흰가루병 | 잎 표면에 흰 가루. 건조하고 서늘한 날씨에 발생. 유황 성분 살균제 효과적 |
| 병해 | 탄저병 | 줄기나 열매에 검은 반점. 고온 다습한 여름에 주의 |
| 충해 | 점박이응애 | 잎 뒷면에 서식, 잎이 퇴색.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발생. 물 뿌려주기로 예방 |
| 충해 | 진딧물 | 어린 잎이나 줄기에 무리 지어 서식. 친환경 방제제 또는 물 세척 |
딸기한테도 잿빛곰팡이병, 탄저병, 흰 가루병, 시들음병 등 병해와 점박이응애, 진딧물 같은 충해가 발생한다고 하던데, 다행히 지금까지 이런 문제로 크게 애를 먹지는 않았어. 그래도 가끔 유황 성분이 들어있는 살균제를 한 번 정도 뿌려주는 편이야. 예방 차원에서 말이지. 사실 딸기가 다른 작물들이랑 비교해 봤을 때 병충해가 거의 없고 비료도 한 번 정도만 주면 되니까,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 중에 가장 키우기 쉬운 것 같아.


올해 첫 딸기를 맛본 날 (5월 20일)
지금이 5월 20일인데, 어제 처음으로 잘 익은 딸기가 보이길래 따서 먹어봤어. 정말 신선하고 맛있더라. 마트에서 사 먹는 딸기랑은 다른 그 맛, 직접 키워서 따 먹어본 사람만 아는 그 맛이야.
지금은 딸기 말고도 애플 수박, 자두, 사과, 대추, 복숭아 같은 것들도 키우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딸기가 가장 키우기 쉬운 것 같아. 병충해도 거의 없고, 비료도 한 번 정도면 충분하고, 한번 자리를 잡으면 알아서 해마다 살아나니까. 이래서 직접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내 손으로 키운 것을 직접 따서 먹는 그 순간의 기쁨은,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거니까.
딸기, 한 번 심으면 매년 봄마다 선물을 줍니다
첫해에 아무것도 열리지 않아도 포기하지 마세요. 딸기는 두 번째 봄부터 본격적으로 보답합니다. 런너를 잘 관리하고 포기 수를 조절해 주면, 매년 봄 내 손으로 딴 신선한 딸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올봄, 설향 모종 몇 개로 시작해 보세요. 🍓